BLOG를 개설하게 된 동기

본 블로그를 개설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공유해봅니다.

오래전부터 블로그를 꼭 구축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오고 있었는데, 미루다 드디어 저만의 블로그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. 웹 관련 연구와 일을 하고 정보 흐름에 관심이 많음에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웹 콘텐츠 생산 도구가 없다는 것에 마음의 부채를 가지고 있었는데, 이제서 조금이나마 그 부채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네요.

저만의 웹, 홈페이지의 역사

생각해보면, 처음 인터넷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제가 한 일 중 하나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. 첫 홈페이지 구축은 2000년도 방학을 맞이하였을 때 인데요. 그때도 인터넷 시대에 홈페이지 하나쯤은 있어야 되잖아? 하는 얕은 이유로 열심히 만들었었는데요. 당시 HTML 보다도 포토샵을 배워가며 전체 디자인을 하는데 더 신경을 썼던것이 기억나네요. 게시판은 제로보드로 했었구요. 포토샵으로 전체 화면을 그린 후, 각 버튼이나 항목 등 주요 이미지를 직사각형으로 서걱서걱 잘라서 다시 HTML로 붙이는 과정에서 픽셀이 어긋나 이를 맞추는 것이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납니다.

첫 홈페이지를 개설한 후 1년 정도 글을 열심히 올려도 공유할 만한 채널이 마땅치 않았었고 특별한 컨텐츠를 만들지도 않았기에 몇몇 지인들만 가끔 와서 이야기 하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콘텐츠 유통이 훨씬 쉬워진 것 같습니다.  당시 글을 다시 보게 되면 굉장히 창피할 것 같은데, 다행인지 찾을 길이 없네요. 😛

홈페이지 관리의 의욕을 잃고 몇 번 업데이트를 시도하다 인식도 못한 채 호스팅 이 끈겼고, 이후 싸이월드를 주력으로 썼던 것 같습니다. 호기심에 네이버 블로그도 조금 끄적여 보고 SK Comms.에서 C2 Project 로 열심히 만들었던 홈2 도 써보고 설치형 블로그 붐이 시작되던 시기엔 태터툴즈도 만들어 보았지만 2007년 경 이후엔 아무것도 안썼으니 새롭게 저만의 블로그를 개설해 본 것이 근 7년 만인 것 같습니다. 자,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.

왜 블로그를 개설하였는가?

공식적인 블로그 및 저의 소개는 블로그 About page 를 통해 정리하여 보았습니다.

블로그를 개설하면서 크게 2가지 활동을 하게 되는데 그 첫번째는 ‘글쓰기’ 이고 두번째는 ‘사이트 구축, 운영’ 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

그래서 블로그 개설한 이유 중 한가지는 “왜 글을 쓰는가?” 와 같은 조금 더 원론적인 이야기로 적어야 될 것 같습니다.

1.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되길 바래서.

동물농장으로 유명한 조지오웰도  “나는 왜 쓰는가?” 에 대해 고민했었고 책으로 까지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왜 글을 쓰는지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. 조지 오웰 께선 어떤 이유로 글을 쓰셨을까 궁금해 보니 첫번째가 똑똑해 보이고 싶어서 라더군요.  ^^; 저도 그러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이 포스팅과 같이 부족한 수준의 글로 똑똑해 보이기는 틀렸으니 똑똑해 보이고 싶으면 당장은 글을 안쓰는 게 더 나을 듯 싶습니다. 하지만 앞으로는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려면 계속 글을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.

그래서 조지오웰의 표현처럼 말하면 “앞으로 똑똑해 보이는 글을 쓰고 싶어서” 글을 쓰고 있습니다. 지금은 좋은 글을 쓸 수준이 못되어도 꾸준히 이런 저런 글을 쓰다보면 더 나아질 테니까요. 또한 어떤 글이 웹 상에서 좋은 글로 받아들여 질 수 있을지도 배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.

학생 시절 자의보다는 타의로 열심히 과제 등을 통해 글을 써내려 왔었고 지금 Facebook에서는 긴 글을 쓰게 되진 않지만 홈페이지나 싸이월드를 사용했을 때는 하나의 주제로 글을 작성하던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점점 글 작성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. 직장을 들어가기 위해 공들여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었던 것을 마지막으로 정보형태가 아닌 저만의 생각을 글을 옮겨 본지가 정말 오래되었는데요. 그동안 작문실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겨우 본 포스팅 하나를 적으면서도 절절하게 느껴집니다. (역시 블로그 개설하기 잘했어요)

초기 블로그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께서는 부족하더라도 댓글을 통해 피드백을 남겨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. 문득 앞으로 다른 블로그도 보면서 댓글을 많이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. ^^;

본 블로그는 DISQUS 댓글 플러그인을 적용했습니다. 댓글도 참 여러가지 고려할 요소가 너무 많지요.

 

2. 블로그의 성격의 변화 (컨텐츠 전달 -> 컨텐츠 축적)

홈페이지, 그리고 현재에 와서는 BLOG 형태로 운영되는 개인 웹 사이트는 그동안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로 그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요. 특히 처음 WWW 이 Hyperlink 형태로 시작된 것을 상기해 보면 정보를 담은 하나의 web page 는 그 하나의 페이지로서 충분히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인터넷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. 정보는 LINK 라는 고유의 ID를 가지고 있고 과거에는 주로 Hyperlink 나 검색서비스를 통해서 전파되었다면 이제는 Social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그 공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Web Page 의 단일 정보로서 가치가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. 그래서 점차 정보의 원자(Atom)화를 이야기하게 되고 있구요. 과거 인터넷 상의 많은 정보들이 ‘지식in’, ‘카페’ 플랫폼 위에서 생산된 것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어떤 플랫폼으로 생산된 것인지 보다 그 정보 자체로서 훌륭하다면 충분히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기 때문에 블로그는 이제 컨텐츠 전달 보다는 컨텐츠를 잘 축적하고 원자화된 컨텐츠를 잘 표현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.

컨텐츠를 잘 표현하는 웹페이지만 있다면 공유하는데 있어 충분합니다.

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 본연의 블로그 역할인 개별 정보를 잘 표현하는 것, 그러한 측면에 집중한 서비스로 최근 주목하게 된 것은 Medium 입니다.아마 Medium User 시라면 눈치를 채셨을것 같은데, 본 블로그의 테마도 최대한 Medium 의 특성을 살리는 디자인으로 하려고 유사한 테마를 골라 흉내를 내보았구요. Medium은 Blogger 를 만들어 구글에 인수시켰고 이후 트위터를 공동창업했던 에반 윌리암스가 만든 블로깅 플랫폼 서비스입니다. 에반 윌리암스의 Medium Post “Welcome to Medium”를 통해 Medium이 어떠한 지향점을 가진 서비스인지 확인 할 수 있는데요, Medium post 자체를 통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“메세지” 만을 보여주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Medium의 지향점이 잘 느껴집니다. 현혹하는 수많은 배너와 Link 연계 정보를 배제하고 오로지 컨텐츠를 잘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내용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형태의 디자인이어서 글을 정말 읽고 싶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.

또한 Medium의 진짜 매력은 무엇보다 글을 읽는데서 더 나아가 글을 쓰고 싶게 만든 다는 점 입니다. 에반 윌리암스가 Medium 서비스를 만든 동기가 트위터에서 손을 떼면서 블로깅을 시작 하려다 기존의 블로그 컨텐츠 생산도구에 대한 불편을 느끼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인 만큼 Medium의 글 작성 모드는 굉장히 글 작성에 집중할 수 있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.

Medium 글쓰기 화면

처음 Medium New Post 를 클릭하면 보게 되는 황량한 흰 바탕가 커서만이 보이는 글 작성 모드를 보면, 다른 것보다 무슨 말을 써야 할까, 오직 그것만을 고민하게 만들더군요. 좋은 글을 쓰는데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형태이면서도 실제 블로깅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들은 WISIWIG 형태로 잘 녹아들어가 있습니다. 게다가 작성 도중에도 함께 작성할 사람을 초대해서 Google Drive 문서 작성 도구 처럼 협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.  왠지 모르게 좋은 글을 작성해서 좋은 사람들을 참여시켜 개선시켜 나가고 싶은 욕구가 절로 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.

현재 Medium은 컨텐츠 생산 뿐 아니라 유통 측면에서도 많은 기능을 제공 하고 있고 실제 메타 블로그 로서의 가능성도 생겨나고 있습니다. 하지만 전 Medium이 개인 Writer 를 계속적으로 독려하고 있는 측면과 개인 블로거 들이 점차 Medium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데 더 주목하고 싶습니다.

블로그를 만든 이유를 이야기 하다 Medium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요, 그만큼 Medium으로 글을 작성해보는 것만으로도 블로그를 만드는 이유를 대부분 충족시킨다고 생각됩니다. 어떤 도구를 쓰던 개별 페이지에 좋은 정보를 잘 표현할 수 있게 잘 담아두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Medium이 아니더라도 Evernote 의 웹 공유를 통해 글을 써도 되고, static html 블로깅 소스로 github에 올려도 되고 그냥 Facebook note 를 써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. 결국 좋은 컨텐츠인지가 제일 중요하겠죠.

3. 웹 서비스를 직접 운영해보는 경험

블로그를 개설하게 된 개인적인 또 다른 이유 때문에 번거롭더라도 WordPress 를 이용하여 직접 구축 및 운영을 하게 되었습니다. 앞으로 제가 웹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다른 서비스도 아닌 컨텐츠 유통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컨텐츠를 생산해 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.

저는 특히 웹에서 컨텐츠 유통 방식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.

현재 가장 많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워드프레스 플랫폼을 통해 블로그를 직접 구축해보고 운영해 보는 것이 저의 경우 꼭 필요한 과정이고, 그래서 뒤늦게 나마 블로그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. 구축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요소도 많고 이것이 실제 웹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경험들이니까요. 또한 운영 과정에서도 구글 어날리틱스/애드센스 등을 적용해보면서 일반적인 웹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. 블로깅 본연의 목적인 좋은 컨텐츠의 생산 보다 어쩌면 제게는 이러한 부수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했기에 비록 제가 특별히 공유할만한 컨텐츠가 없음에도 본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.

 

본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배운 요소들은  별도의 포스트 에 작성하였습니다.

예전에 블로그는 명확한 목적과 컨셉을 필수로 보았습니다. 하지만 지금은 개별 페이지로서 정보를 잘 표현하는 역할에 충실하기만 하다면 꼭 블로그의 포스팅들이 공통된 컨셉으로 유지될 필요성은 줄어들었습니다. 그래서 본 블로그는 큰 주제를 가지고 운영되기 보다 그때 그때 다양한 주제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나의 포스팅으로 작성해 나가려고 합니다.

그렇지만 RSS 로 구독해서 제 블로그를 계속 지켜봐 주시는 분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. ^^